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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돋보기] 600개 농장 한곳에 모았다 '깜깜이' 수목거래 투명하게
2024-08-22 HaiPress
수목유통 스타트업 루트릭스
중간마진 없앤 신시장 개척
건축물 조경에 사용되는 좋은 소나무를 한 그루 산다면 얼마나 할까. 대략의 가격 범위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안정록 루트릭스 대표(사진)는 이 같은 '깜깜이' 시장 구조로 인한 공급자·수요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국내 600여 개 산림 농장에서 발품을 팔며 수목 정보를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수목 데이터 수집·유통 스타트업을 2021년 11월에 설립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조경설계 석사 학위를 받은 안 대표가 세운 루트릭스는 온라인으로 조경 업체 등이 수목 구입을 신청하면 협력 농장을 통해 이들이 원하는 품종·수량·가격대의 수목을 사서 유통한다.
안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본 데이터를 모으는 데만 1년 넘게 걸렸고,50개 품목 이상의 수종을 국내 대형 골프장,호텔 리조트를 비롯한 50여 개 회사에 제공하고 있다"며 "8조원 정도 되는 국내 조경 시장에서 2~3년 안에 유통 1위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루트릭스는 전국 산림 농가 중 60%,국내 전체 조경 수종 중 77%의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중개업자를 거치지 않고 농장과 수요자를 직접 연결해주기 때문에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유통을 시작했는데,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배나 늘어날 정도로 실적이 쑥쑥 크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23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국 조경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안 대표는 "미국에도 아직 수목 데이터와 유통 플랫폼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2027년께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루트릭스는 GS건설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지금까지 총 16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조희영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팀장은 "개척되지 않은 분야에서 디지털화를 이루겠다는 열정과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점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