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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모녀-형제 대결…양측 다 '반쪽 승리'
2024-11-28 HaiPress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무승부
'캐스팅보트' 신동국 회장
사이언스 이사회 입성 성공
양측 이사들 '5대 5' 동수로
내달 19일 한미약품 주총 주목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두 번째 표 대결로 관심을 모은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가 '무승부'로 끝났다. 3자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모두 사전에 압도적인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한 채 주총이 열렸기 때문이다. 3자 연합 측은 총원 확대를 통한 이사회 장악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다만 신 회장의 입성으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5대5 동수가 되면서 양측의 팽팽한 대척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총을 열었다. 주총에서는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정관상 이사회 인원을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 및 사내이사 임주현 선임의 건 △자본준비금 감액의 건 등이 상정됐다. 임시 주총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 6771만3706주의 84.68%인 5734만864주가 출석함에 따라 법적 요건을 갖췄다.
첫 안건인 정관변경의 건은 찬성 57.89%로 부결됐다. 정관변경은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이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28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과반수의 동의만 요구되는 일반결의 안건인 신규 이사 선임 건과 세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도 가결됐다. 이로써 기존에 3자 연합 측 4명,형제 측 5명으로 구성돼 있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5대5 동률 구도가됐다. 3차 연합 측은 형제 우위의 이사회 구도를 6대5로 뒤집고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복안으로 이번 주총을 열었지만 결국 반쪽짜리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이 같은 결과는 주총 이전부터 업계에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던 시나리오였다. 지난달 주주명부 폐쇄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구조는 3자 연합 측이 33.78%로 형제 측의 25.62%를 앞선다.
여기에 지난 3월 정기 주총 당시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준 가현문화재단(5.02%)과 임성기재단(3.07%),일부 친인척 및 소액주주 등이 3자 연합을 지지할 경우 3자 연합 측의 우호 지분이 절반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지분 5.89%를 보유해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던 국민연금은 주총 직전 중립을 선언하고 임시 주총 당일 찬반 투표 비율대로 보유 지분을 나눠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20% 이상을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분쟁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소액주주 등 130여 명이 직접 이날 주총장을 찾았다. 당초 주총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대리행사 위임장 집계 등으로 4시간30분이나 늦어졌다. 이른 시간부터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 가운데 일부는 "주총 개최가 너무 오래 지연되고 있으니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은 미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 가운데서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만이 유일하게 직접 행사장에 참석해 주총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3자 연합 측 전원은 의결권을 위임해 임시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임 대표는 임시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가 동수로 재편됐는데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 발전을 이끌고 다음달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총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