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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우리은행장에 '기업금융통' 정진완
2024-11-29 HaiPress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추천委
조직쇄신과 세대교체에 방점
신뢰회복·기업문화개선 과제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 우선"
12월 주총서 선임,2년 임기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이 지명됐다.
29일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 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추위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난 9월 말 은행장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했다"며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 등을 고려해 '조직 쇄신'과 '세대 교체'에 주안점을 두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1968년생으로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런던지점 과장,종로3가지점장,기관영업전략부장,중소기업전략부장,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치며 기업금융 전문가로서 역량을 쌓았다. 특히 중소기업 고객들에게 구매·공급·금융 관련 전산 솔루션을 지원하는 '원비즈플라자' 플랫폼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추진력을 인정받았다는 전언이다. 실제 영업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낸 점이 본사 업무 중심의 경력 인 타 후보들에 비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얘기다.
56세로 젊다는 점도 후보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조병규 행장을 비롯해 타 은행의 수장과 비교해 서너 살 어리다. 디지털 등 은행 신사업에서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또 내외부에서 꾸준히 지적돼온 상업·한일은행 간 계파 갈등을 잠재우려는 목적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한 살이라도 어린 인물이 은행장이 되면 추후 통합 우리은행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하는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자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런던 인맥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임 회장은 2004년 주영국대사관 참사관으로 재직했는데 당시 정 후보자는 런던 지점에서 근무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또한 해당 기간에 대우증권 런던 현지 법인장으로 일해 임 회장의 런던 인맥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12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정 후보의 자격 요건과 적합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되면 내년 1월부터 은행장으로서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은행 주식은 100% 우리금융지주에서 보유해 주주총회를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차기 우리은행장은 크게 네 가지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요구받는다. △잦은 금융사고로 실추된 신뢰 회복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의 원만한 마무리 △기업금융 강자로서 명성 재건 △한일·상업은행 계파 갈등을 비롯한 파벌 문제 극복 등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신뢰 회복 문제에 있어서 그룹의 핵심인 우리은행장이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수백억 원대 부당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금융은 금감원과 검찰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새 은행장은 임 회장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밝힌 재발 방지책을 구체적으로 수행하고,조직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부통제의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 재정비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 개편,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
△1968년 포항 출생 △포항제철고·경북대 법대 졸업 △1995년 한일은행 입행 △2003년 런던지점 과장 △ 2008년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장 △ 2016년 중소기업전략부장 △2020년 삼성동 VG 영업그룹장 △2022년 본점영업부 VG 영업본부장 △2023년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