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독점한 화폐시스템, 자산 불평등의 시발점

2025-01-17     HaiPress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북모먼트 펴냄,2만2000원


왜 누군가는 계속해서 부를 쌓고,왜 누군가는 가난을 대물림하는가. 돈이 돈을 낳는 사회에서 그 흐름을 쥐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2015년 출간 후 전 세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경제 분야 필독서가 된 책의 개정판이 10년 만에 나왔다.


두 저자는 빈부 격차,인플레이션,국가 부채 등 자본주의 문제의 근본 원인이 '국가 주도 화폐 시스템'에 있다고 본다. 국가가 화폐를 독점 공급하고 부유층과 정부 등 기득권의 이해만 대변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빚어졌다는 지적이다.


저자들은 오스트리아 국민경제학파 이론을 토대로 각각 경제학 교수,금융·자산 컨설턴트로 일선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직시해 돈의 착취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독자에게 권한다. 국가의 시스템과 시장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경제 안정,사회 평등을 지향하고 싶다면 이들의 관점에 주목할 만하다.


앞서 많은 경제학자는 부의 불공정 문제의 책임이 자본주의 그 자체에 있다고 봤다.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를 반박하며 체제보다 금융 시스템이 부작용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와 금융을 잘 모르는 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가상의 도시 속 시장 경제와 화폐 시스템 변화 과정을 설명한다.


화폐 시스템의 선순환 구조와 악순환 구조를 비교해보자. 시민들은 물물교환을 하다가 편의를 위해 교환 수단을 금으로 고정한다.


이후 점차 화폐 질서가 자리 잡는데,국가가 개입하지 않아도 시스템은 잘 돌아간다.


그러나 국가가 권력을 유지하는 전략적 방편으로 화폐 생산과 공급을 독점하면서,시장 경제와 개인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폐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제도를 악용하는지에 따라 불평등이 심화한다.


예컨대 국가의 통화량 확장,부채 증가,부유층 감세 정책 등이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킨다. 인플레이션도 부의 재분배를 유도하는데,새로 찍어낸 돈을 먼저 확보한 사람이 뒤늦게 확보한 사람보다 유리하다. 아직 오르지 않은 가격으로 물건을 사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이런 구조 속에 있으면서도 많은 이들이 국가의 '화폐 독점권'을 문제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들은 "국가의 이런 행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국가는 책임을 늘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고 꼬집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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