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으로 본 복종의 역사 "누구든지 괴물이 될수 있다"

2025-01-17     IDOPRESS

강압적 명령에 '도덕적 이탈'


평소 옳고 그름 생각 안하면


이기적인 존재로 살 수 밖에

명령에 따랐을 뿐!?

에밀리 캐스파 지음,이성민 옮김

동아시아 펴냄,2만원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의 책임을 물었던 1차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 기소된 24명의 지도자 대다수가 하나같이 한 말이 있다.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변명은 참작되지 않았다.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강압적 상황에서 명령을 따르는 이들에게는 그 행위에 대한 자유 의지가 없었다고 보는 게 맞을까.


신간 '명령에 따랐을 뿐!?'은 에밀리 캐스파 벨기에 겐트대 실험심리학과 교수가 명령에 복종할 때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인지신경과학적 변화를 밝힌 책이다.


여러 연구 결과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명령에 복종할 때 발생하는 주체의식의 약화다. 책에 따르면 놀랍게도 이런 복종의 메커니즘은 매우 보편적이다.


1960년대 당시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이 실시한 '권위에 의한 복종에 대한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 참가자들은 4.5달러(2020년대 가치로 35~45달러)를 받았고,이 돈은 어떤 경우에도 돌려줄 필요가 없었다. 참가자는 둘로 나뉘어 학습자는 전기의자에 묶였고,교사는 학습자가 퀴즈에 틀린 답을 낼 때마다 전기 충격을 주라는 지시를 받았다. 교사로 참가한 사람은 40명이었는데,이들 중 65%는 실험을 중단해달라는 학습자의 비명과 애원 소리가 들리는데도 최대 전압을 가했다.


강압적 환경 가운데 주체의식이 떨어지면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도 줄어든 것이다. 일종의 '도덕적 이탈'이다.


이 실험은 미국과 독일에서 다양한 사회적 배경과 교육 수준을 가진 남녀 수백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특정 범주의 사람들이 복종 가능성이 더 적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우리 모두가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악한 명령을 내리는 지도자의 경우에도 유사하다. 이들은 도덕적 이탈을 통해 양심에 거리낌 없이 위법행위를 저지른다. 책은 의식적으로 옳고 그름을 생각하지 않는다면,우리는 이기적인 존재로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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