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사전 - 54]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금속 술병 ‘그거’

“그거 있잖아,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썩한 등장과,야심찬 발명과,당대를 풍미한 문화적 코드와,간절한 필요에 의해 태어납니다. [그거사전]은 그 흔적을 따라가는 대체로 즐겁고,가끔은 지적이고,때론 유머러스한 여정을 지향합니다.

힙 플라스크는 로망이다. 사용도 관리도 불편하다. 스탠리 텀블러 같은 보온·보랭 기능도 전무하다.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길거리에서 술 마시는 사람일 뿐이다.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품속에서 꺼내고 싶어지는 게 로망이 아니면 무엇이랴. [사진 출처=픽사베이] 명사. 1. 힙 플라스크【예문】선배는 뒷주머니에서 멋지게 힙 플라스크를 꺼냈지만,그 안에 들어있던 건 소주였다.힙 플라스크(hip flask)다. 금속이나 유리로 된 납작하고 작은 휴대용 술병을 말한다. 과거엔 주석이나 유리,은으로 만들기도 했지만,최근에는 스테인리스스틸이 주로 쓰인다. 술병째로 들고 다니기도 하고 가죽으로 된 케이스에 넣어 다니기도 한다. 미국에는 줄여서 플라스크라고도 부르지만,국내에서는 화학실험에 쓰이는 유리병과 헷갈릴 수 있다. 영국에서는 플라스크라고 하면 보온병(vacuum flask·thermos)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