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
손발 떼고도…원터치로 차선 변경까지
2025-12-02
HaiPress
핸즈프리 GM캐딜락 타보니
에스컬레이드IQ 슈퍼크루즈
곡선 구간 주행·추월 원활해
장거리 운전 피로 줄어들고
전방주시 안하면 진동 '두두'
업계 자율주행 경쟁 닻올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서 핸즈프리로 차선이 자동 변경된 모습. 한국GM
두두두두,엉덩이 아래 운전자석의 왼쪽 부분이 가볍게 진동했다. '자동 차선 변경'이란 표시가 전면 디스플레이에 뜨더니 이윽고 차가 저절로 왼쪽으로 옮겨가며 차선을 바꿨다. 1차선을 이용해 느린 차를 추월하고 나자 이번엔 운전자석의 오른쪽 부분이 진동하더니 다시 차선을 변경해 2차선으로 돌아왔다. 이 모든 것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채 이뤄졌다.
한국GM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완전히 놓고도 주행이 가능한 '핸즈프리' 자율주행 기술인 '슈퍼크루즈'를 국내 최초로 들여왔다. 핸즈프리 차량이 국내 도로를 누비게 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는 20일 판매에 돌입하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를 2일 시승했다.
슈퍼크루즈 활용법은 직관적이고 간단했다. 스티어링 휠 왼편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버튼과 슈퍼크루즈 버튼을 차례로 누르자 디스플레이에 스티어링 휠 모양의 하얀색 핸즈프리 아이콘이 나타났다. 하얀색은 슈퍼크루즈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핸즈프리 허용 도로로 나가 속도 버튼으로 차량 속도를 설정하자 스티어링 휠이 초록색을 띠며 핸즈프리 아이콘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이제 손을 뗄 수 있다.
손발 모두를 사용하지 않고 편안히 앉아 시속 100㎞ 이상으로 달렸다. 슈퍼크루즈는 자율주행 '2단계+'로 손을 떼더라도 전방 주시가 필수다. 10초 이상 차로를 주시하지 않자 '주의 산만' '눈을 뗐습니다' 등 경고 메시지가 나오며 스티어링 휠에 빨간색 불이 들어왔다. 동시에 운전석 등이 마구 진동했다. 스티어링 휠을 손으로 잡자 슈퍼크루즈를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자동차는 직선 차로뿐만 아니라 코너링에서도 매끄럽게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달렸다. 차간 거리 유지를 위한 자동 제동은 물론 차선 자동 변경도 저절로 이뤄졌다. 다만 갈림길 등 운전자의 판단이 필요한 도로가 나오면 핸즈프리 기능이 저절로 꺼졌다.
자율주행 기술은 총 0단계에서 5단계로 나뉘는데,국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2단계까지 상용화됐다. 차간 거리 유지 등을 제공하지만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순 없다.
현재 국내 기업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조건부 자동화인 3단계 정도로 평가되지만 사고 시 책임 소재와 각종 인증 문제 등으로 2단계+인 핸즈프리 기술 실전 도입도 쉽지 않았다. GM 역시 슈퍼크루즈 기술을 북미에서 2017년부터 시행했지만 국내에 도입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2단계+인 핸즈프리 기술이 국내 도로를 실제로 누비는 건 에스컬레이드 IQ가 최초다. GM이 핸즈프리 도입의 신호탄을 국내에 쏘아 올리며 경쟁사들도 앞다퉈 핸즈프리를 속속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달 23일 무선 업데이트(OTA) 방식으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배포했다.
정부가 지난달 4단계(자동화 구간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도 주행) 자율주행차를 2027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하며 완성차 업계의 자율주행 기술 도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예정이다. 현대차는 2단계+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를 2027년 양산 차량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