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9
‘선풍기 아줌마’ 故한혜경 리즈 시절 공개…마지막까지 노래 한 이유
2026-01-09
HaiPress

‘선풍기 아줌마’로 불리며 대중에게 알려졌던 한혜경씨의 삶이 다시 조명됐다. ‘선풍기 아줌마’로 불리며 대중에게 알려졌던 한혜경씨의 삶이 다시 조명됐다. 충격적인 외형 뒤에 가려졌던 그의 이름과 꿈,그리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공개됐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잃어버린 이름,한혜경’ 편을 통해 한씨의 삶을 시간 순으로 따라갔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김희정,배명진,방은진이 리스너로 출연해 외모 콤플렉스와 불법 성형,정신질환,회복의 과정을 함께 짚었다.
한씨의 사연은 2004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제작진에게 걸려온 “얼굴이 보통 사람보다 세 배 이상 큰 여성이 있다”는 제보는 방송으로 이어졌고,시청자들은 그를 ‘선풍기 아줌마’라고 불렀다. 해당 방송은 순간 최고 시청률 31%를 기록하며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은 에피소드로 남았다.
당시 27년간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MC를 맡았던 박소현은 방송에서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닌데도 그분의 이야기는 잊히지 않는다.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어린 시절 외모가 뛰어나 ‘공주처럼’ 자랐고,노래를 좋아해 가수를 꿈꿨다. ‘선풍기 아줌마’의 이름은 한혜경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외모가 뛰어나 ‘공주처럼’ 자랐고,노래를 좋아해 가수를 꿈꿨다. 고등학교 졸업 후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무명 가수로 활동하며 작은 무대에 서기 시작했고,점차 꿈을 키워갔다.
변화는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외모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외모를 바꾸면 삶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성형을 결심했다. 그러나 한혜경 씨가 찾은 곳은 정식 의료기관이 아닌 불법 시술 현장이었다. 불법 성형이 만연했던 1980년대,그는 반복된 시술 끝에 성형 중독 상태에 빠졌고 얼굴은 심각하게 변형됐다.
빈털터리가 된 채 귀국한 그의 모습에 가족들은 충격을 받았다. 가족의 도움으로 7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얼굴에서 다량의 실리콘을 제거했지만,문제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는 파라핀 오일,공업용 실리콘,콩기름 등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을 스스로 얼굴에 주입했고,얼굴은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 근육 마비와 극심한 통증 속에서 그는 거울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다.
전환점은 방송 제작진의 개입이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제작진은 수술이 가능한 성형외과를 어렵게 찾았고,검사 결과 한혜경 씨는 단순한 성형 중독이 아닌 환청과 환각을 동반한 중증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2년 9개월 동안 15차례에 걸쳐 수술이 진행됐고,얼굴에서 제거된 이물질의 무게만 4kg에 달했다. 정신과 치료도 병행됐다.
치료 이후 한씨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았다. 그는 가장 간절했던 꿈이었던 노래도 다시 시작했다. 봉사단 활동을 통해 무대에 오른 그는 이전보다 한층 밝은 모습으로 노래했다. 그러나 회복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한씨는 2018년,57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박소현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선풍기 아줌마’라는 이미지가 아니라,가수를 꿈꿨던 한혜경씨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배명진은 “‘선풍기 아줌마’라는 표현이 비하나 호기심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방은진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더라도,다시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 사람은 결국 의미 있는 삶을 산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