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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약세에 전전긍긍 보험사…환 헤지 부담 확대
2025-01-12 HaiPress
보험사들 해외채권 많아
원화값 변동때 비용늘어
고심 깊어지는 보험사를 주제로 그린 AI 이미지. 달러당 원화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해외 채권 투자가 많은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화값 변동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환헤지 비용이 날로 커지고 있어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해·생명보험사의 전체 운용자산 중 채권투자의 비중은 50% 안팎이다. 특히 생보사가 채권투자에 적극적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채권투자 비중이 55%를 넘겼고,삼성생명도 53%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투자 중 해외채권의 비중도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사가 1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채권 잔액은 지난해 3분기 512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4% 불어났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급격한 원화값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위험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외화자산에 대한 100% 환헤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주로 통화스왑(CRS)과 같은 파생상품을 환헤지 수단으로 활용한다. CRS는 계약 시 서로 다른 통화의 원금을 교환하고,만기 시에는 계약 당시 합의한 통화값에 의해 원금을 재교환하는 것이다. 원화값이 급격히 하락하면 보험사들의 환헤지 비용 역시 증가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CRS 상품에 재가입할 때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가입해둔 CRS의 만기가 계속 돌아오는데 보험사들은 그 시점에 맞춰 재가입을 해야 한다”며 “원화값 하락 국면에선 CRS 상품을 이전보다 비싸게 가입해야 해 비용이 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원화값이 폭락했을 때 대부분의 보험사가 환헤지 등 대비를 철저히 해놨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단기간에 원화값이 크게 내린다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의 요청에 따라 매일 유동성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원화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보험사의 수익성,재무 상태가 악화할 공산이 커 밀착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었다.
경기 둔화로 인해 보험 해지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보험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도 나오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해지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해지 규모 기준을 설정했다. 향후 해지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유동성 보유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금리 인하기 진입에 대비하는 보험사도 늘었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하락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관리 지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