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1
"바흐가 상상했던 소리의 세계 찾아가고 있죠"
2025-08-19
HaiPress
바로크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
정신과 의사 출신 지휘자
18세기 악기로 미사곡 연주
'바흐의 인생 전반이 담긴 음악적 유산.' 장엄하고 영적인 바흐 b단조 미사곡을 들려주러 고음악의 거장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78·사진)와 세계적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내한한다. 9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19일 대전예술의전당,20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연달아 연주회를 연다. 서울에서는 19년 만에 이 곡을 연주하게 된 헤레베허는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평생 200번 정도 지휘했는데,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존재론적 여정"이라며 "수십 년의 경험,신학적 깊이,대위법적 완성도,내 이해를 뛰어넘는 영적인 힘이 응축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바흐는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749년까지 25년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했고,기악과 성악이 결합된 대규모 걸작으로 남았다.
헤레베허는 이 명곡에 관해선 1988년,1996년,2011년 등 세 차례 녹음도 남겼다. 시대 악기를 사용하고 당대의 연주 관행을 접목한 역사주의 연주,깊이 있는 해석 등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1세기에 듣는 18세기 고전 음악엔 어떤 정신이 담겨야 할까. 그는 "과거엔 바흐 음악이 위대한 전통의 일부로 여겨져 다소 거리가 느껴졌다면,오늘날의 우리와는 더 친밀하고 개인적인 관계가 됐다"며 "시대연주를 통해 바흐의 작품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건 향수나 순수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바흐가 상상했던 소리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더 투명하고 따뜻하게,음악의 의미와 바흐의 목소리가 진실하게 전달되죠." 그는 또 "이 곡과 '마태 수난곡'은 수없이 연주해도 매번 악보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된다"며 "모든 세대가 바흐를 새롭게 듣고,그를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2시간에 걸쳐 연주를 듣게 될 관객에겐 "그저 귀 기울여 듣는다면 음악의 아름다움에 압도될 것"이라고 했다.
벨기에의 정신과 의사 출신인 그는 1970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1991년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이끌고 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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